안녕하세요, 디온입니다. 아무래도 파워다운 기간 감축에 대한 주요 증인 및 주요 활동가들의 갑론을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과연 주요 커뮤니티 멤버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주장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쭉 한 번 살펴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찬성의견/반대의견을 정리해보았습니다.
한 번 천천히 살펴보시면서 어떤 의견과 주장에 동의하시는지, 나의 의견은 어떠한지에 대해 한 번 생각해보시고 투표에 참여하시기를 조심스럽게 추천드려봅니다.
참고 포스팅 #1 : [VOTE] 파워다운 기간 감축(4주)에 대한 커뮤니티 의견수렴 진행 중
참고 포스팅 #2 : [SPS] 하드포크 제안 소개 : 파워다운 기간 변경(13주→4주)에 대한 제안
참고 포스팅 #3 : [스팀] 변화를 원하시면 투표(업보팅)을 하시길 부탁드립니다.
#1. 반대의견들
(1) 애그로드(@aggroed)
저는 파워다운 기간 변경에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저는 SMT 하드포크에 이번 파워다운 변경 제안이 포함되더라도 반대하지는 않겠지만, 저는 이렇게 파워다운 기간을 감소시키는 것이 네트워크에 부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팀을 진정한 커뮤니티로 만들어주는 것은 사람들이 잠시 몸을 담았다가 떠날 수 없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스팀파워 업을 하게 되면 적어도 13주 동안은 이 공간에 참여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스팀 생태계에 "토큰 가격이 오르면 빨리 털어버리겠다"는 분위기 대신에 "우리 모두 함께 떡상을 만나봅시다"라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스팀 가격이 먼지가 되는 날까지 함께할 사람들이 많습니다.
지금 이슈가 되고 있는 문제는 스팀으로 단타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 사람들을 위한 해답은 간단합니다. 스팀을 사고 파워업을 하지 않으면 됩니다. 파워업을 하지 않는 것이 투자에 있어 무슨 문제가 되나요? 커뮤니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 단순한 변경사항을 서둘러 처리하려고 하기보다는 다음 하드포크 이후에 소각 사례를 만드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이 제안과 유사하지만 조금은 다른 버전의 제안이 있습니다. 스팀은 동일하게 13주의 파워다운 기간으로 설정되어 있으나, 빠른 파워다운을 원하는 유저들은 수수료를 지불하여 스팀을 소각하고 빠른 파워다운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커뮤니티를 와해시키기 보다는 스팀의 새로운 소각 사례를 만드는게 어떤가요? 오히려 이것이 트레이더나 투자자들에게 친화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방법입니다.
저는 이 사소한 변경이 거시적인 관점에서 스팀 생태계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스팀을 사용하여 돈을 벌고, 포인트를 얻고, 잠재고객을 늘리고, 게임을 하는 등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과 사용사례, 비즈니스 및 커뮤니티를 추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데이콜미댄(@theycallmedan)
저도 애그로드의 의견에 동의하는 입장입니다. 저는 차라리 즉시 출금이 가능한 형태의 파워다운 기능을 지원하며 이 기능을 사용하는 경우 5%의 수수료 비용을 걷어 소각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13주의 긴 시간을 기다리지 않고 즉시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대규모 투자자들은 이 기능을 활용하면 됩니다. 4주로의 파워다운 기간 변경은 정말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어짜피 1달(4주)라는 기간은 대규모 투자자들에게는 여전히 엄청나게 긴 기간이고, 이러한 변경 또한 그들에게는 만족스럽지 않을 겁니다.
(3) 스무스(@smooth)
비용이나 소각 문제와는 별개로 즉시 파워다운 기능(instant power down)은 모든 보안 기능의 붕괴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해커들은 소각 비용이 5%든 20%든 50%든 신경쓰지 않습니다. 그냥 해킹을 당한 유저들이 즉시 자신들의 자산을 잃어버리는 결과만 발생하게 될 겁니다.
더불어, 사람들이 파워업을 하지 않고 투자할 것을 제안하는 것은 스팀의 높은 인플레이션 누적 비용을 무시하는 것입니다. 당신이 데이트레이더라면 인플레이션에 아무런 신경을 쓸 필요가 없지만, 장기적인 관점을 가진 소수의 투자자들은 이를 신경쓸 수 밖에 없습니다.
(4) 블록트레이드(@blocktrades)
저는 파워다운 기간 변경에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왜냐하면 계정을 해킹당한 사용자들이 더 많은 돈을 잃게 된다는 점 때문입니다. 단순히 이론적인 걱정일 뿐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처음으로 스팀 생태계에 들어온 경험이 없는 사용자들이 피싱 피해를 겪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는 것을 잘 알고 계실겁니다.
투자 문제와 관련해서는 애그로드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만약에 단타 투자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파워업을 하지 않으면 됩니다. 그리고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스팀을 거래소에 가지고 있고, 언제든 사고 팔 수가 있습니다.
현재의 파워다운 기간이 투표 시스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지대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현행 메커니즘이 유권자의 신원인증에 신뢰성을 강화하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다른 계정을 생성해서 파워업을 한 후에 익명으로 투표를 하는 행위 등)
요약하자면, 이러한 변경사항은 아무런 부가가치가 없으며, 오히려 계정을 해킹당하는 유저가 이러한 변경으로 인해 더 많은 돈을 잃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5) 리퀴드(@likwid)
@likwid 계정을 베네피셔리로 설정하면 1%의 수수료만으로 스팀파워 대신 즉시 전송이 가능한 스팀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미루어보았을 때 파워다운 기간 단축에 대한 유저들의 요구를 대략적으로 가늠이 가능합니다.
(6) 트랜지스토(@transisto)
모든 정책 변경에는 많은 간접비용이 들어가게 되는데, 이러한 변경으로 인해 얻게되는 명확하고 직접적인 이점이 없습니다. 이것은 제로섬의 변경일 뿐이고 현명한 결정이 아닙니다.
파워다운 기간이 2년 또는 13주로 설정되어 있던 주된 이유는 신규 유저가 큐레이션에 참여하고 스팀 생태계와 문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입니다.
이 변화는 단지 우연에 기대어 뭔가 더 나은 상황이 벌어지길 기대하는 정도밖에는 되지 않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스팀의 현재 상태를 감안했을 때 굉장히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요란을 떠는 것 밖에는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7) 간달프더그레이(@gtg)
파워다운 기간을 13주에서 4주로 줄이는 것은 별로 좋지 않은 생각입니다. 저는 아직 플랫폼이 이를 위한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내용이 꽤 길어서 요약 정리만 하겠습니다
파워다운 기간을 줄이기에는 많은 유저들이 그리 빠릿빠릿하게 움직이는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커뮤니티의 반응속도는 정말 느린 편이고, 어뷰징을 방지하기 위한 활동의 참여율도 너무 낮습니다.
도난당한 계정의 복구 기간은 현재 30일로 설정되어 있는데, 아무리 활동적인 유저라고 하더라도 자신 계정의 프라이빗키가 도난당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현재 스티밋에서는 키 도난에 대한 별도의 알림 기능이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보안적인 측면에서도 파워다운 기간을 줄이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2. 찬성의견들
(1) 프로젝트7(@project7)
스팀과 스티밋에서의 활동이 가장 즐거웠던 시기는 2017년 하반기부터 2018년 상반기였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한국 커뮤니티에서는 많은 유명인들과 블로거들이 스티밋으로 이주해오곤 했었습니다. 제 포스팅 중 하나가 조회수 기준으로 TOP3에 선정되기도 했고, 스티밋의 포스팅이 다양한 외부 플랫폼들을 통해 공유되어 다른 블로거들을 끌어들였던 놀라운 경험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 시간이 가장 즐거웠다고 표현하는 것은 스팀의 가격이 정점이 있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외려 사람의 문제였습니다. 여기서 사람들의 문제라 함은 진성 스티미언이나 고래들을 지칭하는 것이 아닙니다. 스팀 고래, 블로거, 투자자, 도박꾼, 어뷰저 등 모든 종류의 사람들이 모여들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갈등이나 논쟁, 다툼도 많았던 만큼 다양한 일들이 벌어졌었습니다.
저는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 다양한 욕구를 가진 사람들을 모으는 것이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고 믿습니다.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이런 분위기가 되어야 더 재미있고 더 가치있는 공간이 되어 이 곳에 나의 소중한 돈과 시간을 투자하게 되는 매력적인 이유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저는 파워다운을 4주로 감소시키는 제안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추신 : 저는 개인적으로 스팀에 40,000 달러를 투자하고 파워업하였으나 자산가치가 3,000 달러 이하로 줄어든 지금까지도 파워다운을 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 이유가 절대 13주라는 파워다운 기간 제한 때문이 아니였습니다. 파워다운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그 기간이 얼마가 되었든 파워다운을 진행하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현행 파워다운 기간에 집착해서는 안됩니다.
(2) 버니샌더스(@berniesanders)
- 데이콜미댄의 의견에 대한 반박
당신이 제안하는 것처럼 13주보다 더 빠른 락업기간 해제를 위해 5%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는 경우, 이를 알면서도 기꺼이 락업(파워업)을 하는 사람은 없을겁니다.
당신의 의견은 틀렸습니다. 4주로의 파워다운 기간 변경은 진짜 투자자들에게 있어 절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닙니다. 아무래도 당신은 좀 더 공부를 할 필요가 있어 보이네요.
(3) 넥스트젠크립토(@nextgencrypto)
- 애그로드의 의견에 대한 반박
토큰 소각은 스팀의 실제 활용 사례가 있다면 전혀 필요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토큰을 소각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은 참 바보같은 것입니다. 실제로 다른 프로젝트들 중에서 이렇게 억지로 뭔가 소각을 위한 기능을 만들어 내는 것들이 있나요?
이런 아이디어는 오히려 스팀을 아마추어들의 놀이터로 만드는 꼴밖에는 안됩니다.
#3. 제3의 제안
블록트레이드는 현재의 상황에 대해서 (1)기간 단축에 동의하는 제안서와 (2) 기간 단축에 반대하는 제안서 2개를 함께 올리고 일정한 기간을 두고 투표에 붙이는 것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블록트레이드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를 하고 있네요.
스팀 프로포절 시스템은 경쟁적인 프로젝트들 간에 자금을 분배하고 하드포크에 대한 정치적 합의를 얻지 않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예민한 문제에 대한 커뮤니티 어느 정도의 반응을 살필 수 있는 척도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완벽히 정확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저(블록트레이드)의 경우에는 반환 제안(return proposal)에 투표하는 것 말고는 달리 투표를 통해 반대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그런데 만약 반환 제안에 투표를 하게 되면 SPS를 통해 펀딩이 필요한 다른 제안들을 반환 제안 아래로 내려서 펀딩이 중단되는 등의 피해가 가게 할 수 있기 때문에 그 또한 어렵습니다.
#4. 개인적인 생각
현재 논란의 쟁점은 파워다운 기간 감축 시 해킹 계정에 대한 보안 문제가 키 포인트가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거기에 더불어 일괄적인 파워다운 기간 감축 대신에 소각 수수료 부과라는 옵션의 도입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는 것으로 보이네요.
지금까지 애그로드가 스팀엔진, 스플린터랜드 등을 통해 스팀 생태계에 많은 기여를 해왔고, 정말 기발한 아이디어들로 생태계 구축에 앞장서왔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그의 견해 또한 고인물의 입장에서의 발상, 토큰 소각에 집착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나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해킹당한 계정에 대한 보안 문제로 인한 반대의견은 어느정도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불편한 시스템을 만들고, 편의를 제공받고 싶으면 돈을 내라는 식의 소각 정책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아파트에 수압이 약하게 설계가 되어 입주민들이 세탁기를 쓸 수 없다면, 돈을 내고 코인세탁소를 쓰게 할 것이 아니라, 수압이 세지게 고쳐줘야하지 않을까요?
3일, 1주일도 아니라 4주로 파워다운 기간을 변경하는 것에 대해서 증인, 고래, 주요 활동가들이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인다는 것이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논쟁을 외부의 사용자들이 접하게 된다면 어쩌면 커뮤니티 멤버들의 자유로운 유출입에 자신과 확신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을까요?
들어올 때는 마음대로 들어오지만 나갈 때는 네 맘대로 못나가라는 식의 문화가 스팀 생태계의 대표 수식어이자 대표 문화로 정착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부담없이 파워업을 해서 커뮤니티와 거버넌스에 활동적으로 참여도 해보고, 그게 나의 성향에 맞지 않다 싶으면 결정을 철회하는데 있어 4주도 충분한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파워다운 기간 단축의 문제는 나갈 사람들의 깔때기(funnel)의 개념으로 볼 것이 아니라, 들어올 사람들의 진입장벽을 허무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하지 않나 싶네요.
PS : 개인적으로 SPS에서 어느 정도 합의가 된 문제를 이렇게 다시 논의하는 것이 웃기기도 하지만, 여러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블록트레이드의 제3의 제안을 찬성하는 쪽이며, 다만 SP에 기반한 투표가 아니라 1인 1표제의 레퍼랜덤으로 진행해보길 희망합니다. (물론 이 또한 다계정 어뷰징으로 인해 정확한 커뮤니티의 여론을 반영한다고 보기 어렵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