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미쳤다고 말한 외로운 수학 천재 이야기
- 골드바흐의 추측
바쁜 사람을 위한 ‘윤C’의 요약 3.
책은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는 간접 체험이며, 이 책은 당신을 수학의 세계로 안내하는 안락한 1등석 표다.
문체는 중요하다. 이 책은 읽기 쉬운 문체로 단번에 읽기 좋다.
골드바흐의 추측은 ‘2 이상의 모든 짝수는 두 소수의 합이다.’으로 아직 증명되지 않은 수학 난제다. 수학 이론을 전부 이해할 필요 없이 교양지식 수준에서 이해할 만큼 잘 설명해놓았다. 책을 읽고 주변에 잘난척 해보자.
안녕하세요. 윤C입니다.(닉네임을 이렇게 정하기로 했습니다.)
얼마전에 ‘steem’을 알게 되었고, 꾸준히 활동을 해보려고 하던 도중에 제가 가장 잘 하고 꾸준히 할 수 있는 것을 해보자라고 생각해서 이렇게 책 리뷰를 하게 되었습니다. 서론이 길다구요? 앞에 요약 3개 적어놨으니 봐주세요.
이 책을 소개하라고 하면 간단하게 수학소설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수학! 그렇죠, 대부분의 사람들은 치를 떨면서 하악질부터 할 만한 소재입니다. 그리고 이 책은 여러분이 학을 때는 수학 수준을 아득히 넘어서고 있을 겁니다.
어디 생각해봅시다. 대한민국 국민(학생 시절을 거쳤던)이 생각하는 수학은 어디에 머물러 있나요? 정확히 어디에서 실망과 절망을 느꼈나요?
흔히들 ‘수학의 정석’의 집합 부분만 새까맣고 나머지는 펼쳐보지도 못했다고 놀리지 않았나요?
저는 아직까지도 미•적분, 함수, 확률과 통계 같은 것들이 떠오르네요. 하지만 이 책은 이런 것들은 우습게 넘어서는 수준의 수학들을 줄줄 늘어놓습니다. 정수론, 소수의 법칙, 리만가설 등등을 말이죠.
하지만 겁먹을 것 없습니다. 수학을 전공하지 않은 우리들은 그저 이런 이론들의 친절한 해석만 이해하면 됩니다.(사실 이 소설을 읽는 데는 이해까지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소재일 뿐이니까요.)
주인공은(이름은 나오지 않습니다.) 20세기(1900년대) 그리스인으로 할아버지가 자수성가하셔서 일으킨 사업을 가업으로 여기는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주인공의 아버지는 삼형재의 차남이십니다. 주이공의 삼촌(큰아버지)이 이야기의 진짜 주인공이죠. 어째선지 삼형재의 맏형인 삼촌 페트로스는 주인공의 아버지와 작은 아버지에게 멸시와 증오의 대상이 되어 있습니다. 이유는 가업을 잇지 않았고, 신이주신 재능(수학적 재능)이 있음에도 어떠한 성과도 내지 못한 패배자로 여겨졌기 때문이었죠.
당시 어린이었던 주인공은 아이의 호기심으로 삼촌이 가족에게서 무시 받는 이유를 알아가게 되면서 아버지에 대한 논리적 반감이 싹틉니다. 그리고 삼촌의 수학적 능력과 세간의 잊혀진 명성을 우연히 알게 되고 속으로 우러러보게 되며, 급기야 수학자가 되겠다고 선포합니다.
아버지의 반대가 불 보듯 뻔했던 것이라 수학자의 길을 걸었던 삼촌에게만 조심스럽게 뜻을 내비치게 되죠. 삼촌은 조카인 주인공에게 내기를 재안합니다.
“진정한 수학자는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태어나는 것(Mathematicus nascitur non fit)이란다.”
삼촌은 삼개월 이내로 문제를 풀면 그를 수학자의 길로 들어서는 여행자로 인정하겠다고 하죠. 문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2 이상의 모든 짝수는 두 소수(자신 이외에 약수가 없는 수)의 합이다.’를 증명하라는 것이었죠.
주인공은 삼개월 동안 끙끙대다가 결국 풀지 못하고 삼촌을 찾아갑니다. 삼촌은 기다렸다는 듯이 주인공에게 윽박지르면서 수학자가 되지 않겠다는 약속을 이행하라고 하죠. 더 기가막힌 것은 미리 계약서까지 만들어놓았던 것입니다. 삼촌 페트로스는 이미 조카가 그 문제를 풀지 못할 것이라고 못 박아 두고 있었던 것이죠.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은 눈치채셨겠지만, 위 문제는 그 유명한 ‘골드바흐의 추측’입니다. 수많은 수학자들의 정신을 아득히 먼 곳으로 보내버린 악명 높은 정수론의 명제이지요.
주인공은 삼촌의 태도에 충격을 받고 다시는 수학을 하지 않겠다고 단언합니다. 그리고 대학생이 될 때까지 수학은 쳐다보지도 않죠. 내기에서는 졌지만 적어도 위로의 말은 들었을 것이라 생각했으니까요.
후에 주인공은 자신이 속았음을 알고 분노하며 삼촌을 찾아갑니다. 그리고 삼촌이 골드바흐 추측에 도전하고 실패한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저는 스포일러를 싫어하기 때문에 뒷이야기는 여러분의 즐거움으로 남겨두겠습니다.
위에 장황하게 써놓은 부분은 기승전결에서도 ‘기’에 해당하는 내용입니다. 그렇지만 주인공의 아버지가 페트로스 삼촌을 미워하는 이유는 터무니없지만 그래도 타당한 근거를 내놓습니다.
“인생의 비결은 항상 이룰 수 있는 목표를 세우는 데 있는 거란다.”
그럴듯한 논리이지 않습니까? 우리는 순탄한 길을 걷고 싶어 합니다. 거기다 가업을 이어야만 하는 가문에서 혼자만의 연구를 위해 많은 특혜를 받았던 삼촌이 아무 성과도 내지 못하고 밥이나 축내는 뒷방 늙은이가 된 것이 가족들에게는 실망스러웠을 겁니다.
세간에 있는 많은 자기개발 책에서도 이룰 수 있는 작은 성과들을 바탕으로 큰 목표에 다다르라고 합니다.
하지만 주인공이 분노한 이유는 어린 시절, 수학자로서 싹을 틔우기도 전에 가능성을 밟아버린 삼촌의 ‘오만’에서 비롯된 것이죠. 주인공의 사정을 들은 친구 ‘새미’는 이런 말을 합니다.
“모든 인간은 스스로 택한 절망적인 상황에 절망할 권리가 있는 거야.”
바로 이 대목과 후반부에서 삼촌의 ‘오만’이 드러납니다.
하지만 삼촌의 견해도 들어볼까요? 삼촌은 분명 신이주신 재능을 타고난 사람이었습니다. 여러분은 ‘천재’에 대해서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나요? 저는 페트로스 삼촌 같은 천재는 보지 못했어도 그가 느낀 절망과 피로, 수많은 시간을 난제와 씨름하면서 느낀 고독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감정이입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겠죠. 페트로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인생에 있어서 성공이란 스스로 정한 목표에 의해 평가되어야 하는 거야.”
여기서 잠시, 수학 얘기를 해야만 합니다.(무섭지 않습니다. 수학은 여러분을 물지 않아요.)
유클리드 통찰은 무작위로 모아둔 수적인 고찰과 기하학적 고찰을 잘 결합된 체계로 변형시킨 것입니다. 우리는 그 체계 내에서 선험적으로 받아들여진 기본 진리에서부터 논리적 연산, 공리, 엄정한 증명, 정리를 적용하면서 모든 참 명제를 엄정하게 증명할 수 있게 됩니다. 즉, ‘모든 참 명제는 증명 가능하다.’는 명제를 증명할 수 있는 것입니다.
사과해야겠죠?
쉽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어떤 친구가 집 안 어딘가에 열쇠를 놔두었다면서 여러분에게 열쇠 찾는 걸 도와달라고 했습니다. (2)여러분은 친구의 기억력을 완전히 믿고, 친구의 성실성도 인정합니다. (1)과 (2)에 의해서 우리는 친구가 열쇠를 집 안 어느 곳에 잘못 놔두었다는 의미를 유추할 수 있습니다. 즉, (3)‘열쇠는 집 밖에 절대로 없다.’고 추측할 수 있지요.
페트로스가 난제 골드바흐의 추측에 매달릴 수 있었던 이유는 이겁니다. 꾸준히 포기하지 않고 하다보면 언젠가는 풀 수 있는 희망이 있었지요.
수학자 괴델(Kurt Godel, 1906 ~ 1978)은 ‘불완전성 원리’를 발표합니다. 불안전성 원리는 이렇게 말합니다. ‘참 명제라고 항상 증명 가능한 것은 아니다.’ 나아가서 어떤 명제가 선험적으로 증명 가능한지 불가능한지는 증명해 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한 것입니다.
사과해야겠죠? 2.
불안전성 원리에 의해 페트로스는 난제 골드바흐의 추측이 언젠가는 ‘반드시’증명 가능한 명제가 아닐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알게 되었습니다. 쉽게 말하면 (2)가 사실이어도 우리가 믿는 친구가 건망증이 있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즉, 열쇠를 찾기 전까지는 (3)이 진실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죠.
세상을 바라보는 필터는 정말 여러 가지입니다. 수학자들이 수학을 할 때는 예술가의 ‘그것’과 비슷한 뇌 반응을 보인다고 합니다.
이 책에서는 골드바흐의 추측 말고도 정수론, 소수정리, 리만 가설, 푸앵카레의 추측 과 같은 여러 수학적 난제와 이론들이 줄줄히 나옵니다. 하지만 아주 재미있지요. 수학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필터가 있음을 여러분에게 알려주며, 세상에는 이러한 세계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으니까요.
지금은 끝나버린 미드 ‘빅뱅 이론(The Big Bang Theory)’은 재미있습니다. 우리가 이과가 아니었어도, 이미 별처럼 반짝이는 과학적 업적을 알지 못해도 우리는 빅뱅 이론을 보면서 낄낄거립니다.
책 ‘사람들이 미쳤다고 말한 외로운 수학 천재 이야기’ 골드바흐의 추측은 이런 책입니다.
책을 읽는 이유가 새로운 사실을 알기 위한 것이며, 간접 체험의 보고라면 새로운 지식의 지평인 수학으로 발을 담가보는 것은 어떨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갑사합니다. 이상 ‘윤C’ 였습니다.